황정은 <계속해보겠습니다>
목차는 주인공 이름의 딴 다음과 같다.
소라
나나
나기
나나
소라 나나는 자매이며, 나기는 어릴적 부터 알며 인근에 살아온 형제 같은 인물이다.
이 책은 이들이 한 공간, 같은 시간을 지내며 느낀 일들을
각자의 입장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소라, 나나는 어릴 적 아버지인 금주가 사고로 죽은 후
엄마 애자와 함께 살게 된다.
애자는 이름처럼 사랑이 가득한 인물이었지만
금주가 떠난 후 삶은 부질없는 것, 무의미 한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세상과 단절해 나간다.
그런 환경에서 자란 소라 나나 또한 무의미한 세계, 모성의 부재라는 감정을 가지고 살아간다.
(어쩌면 엄마, 아빠 라는 말 대신 그들을
애자, 금주라 부르는 것도
그들이 정형화된 가족의 이미지가 아닌
개개인 자체를 지칭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던 어느 날 나나는 임신을 하게 된다.
소라는 애자 밑에서 자라며 사랑의 폐허를 경험했고 임신해서 부모가 된다는 자체는
두려움일 뿐이라, 그의 세계는 소라로 끝을 내고 싶어한다.
이런 상황에서 동생 나나의 임신 소식이 복잡하기만 하다.
나나 역시 모성의 부재를 경험하며 자랐지만
아기를 품게 된 후 아기가 살만한 곳인지 걱정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자기의 몫을 해가며 살아간다.
“인간이란 덧없고 하찮습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사랑스럽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생각합니다.
무의미하다는 것은 나쁜 걸까.
소라와 나나와 나기 오라버니와 순자 아주머니와 아기와 애자까지 모두, 세계의 입장에서는 무의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의미에 가까울 정도로 덧없는 존재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소중하지 않은 걸까, 생각해보면 도무지 그렇지는 않은 것입니다.
당신이 상상할 수 없다고 세상에 없는 것으로 만들지는 말아 줘
모두 잠들었습니다. 어둠속에서 그들의 기척을 듣습니다. 오래지 않아 날이 밝을 것입니다.
계속해보겠습니다
소설을 읽는 내내 쓸쓸한 느낌이 들었다.
따뜻한 말보다 이런 감정들이 살아가는 데 도움을 줄 때가 있다.
인생이란 원래 덧없고 무의미한 것
그럼에도 살아간다는 건 자신의 몫을 다하는 것,
여러가지 종류의 모성이 있고
다양한 모습의 사랑이 있다는 것
세계속에서 볼 땐 무의미한 것들이
소중하지 않을걸까 생각하면 또 그렇지 않은 것
아무튼
계속해보겠습니다.
'책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 리뷰]배상민 <복수를 합시다> (0) | 2023.10.12 |
---|---|
[책 리뷰]정유정 <종의 기원> (1) | 2023.10.06 |
5.18 민주화 운동, 한강 <소년이 온다> (0) | 2023.10.06 |
일상속의 행복, 백수린 에세이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0) | 2023.10.06 |
(추천소설)천선란 <어떤 물질의 사랑> (2) | 2023.09.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