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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일상속의 행복, 백수린 에세이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주거하는 이와 관리하는 이가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거주의 공간이 아니라 경제적 가치를 지닌 재화로 인식되는 아파트와 달리,

이 동네에서 집은 삶의 공간이다.

 

 

 

"사는 건 자기 집을 찾는 여정 같아."

언니가 그렇게 말한 건 케이크를 먹던 중이었다.

"타인의 말이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나 자신과 평화롭게 있을 수 있는 상태를 찾아가는 여정 말이야."

 

 

 

상대의 슬픔에 공감하는 일에 번번이 실패하는 이유는

기쁨과 달리 슬픔은 개별적이고 섬세한 감정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호흡이 긴 소설을 읽는 게 버거워져서 단편소설들을 많이 읽었다. 

오랜만에 에세이를 읽었는데 제목도 마음에 드는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이란 책이다.

 

에세이 속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의 삶에 행복은 어디에서 연유하는 것인지, 삶을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들을 다시금 할 수 있게 된다.

 

이를테면 주변 이웃의 따뜻한 한마디와 같은 온정이라든지, 반려견이 나에게 주는 행복, 산책길을 따라 걸어가면서 즐기는 여유같이 행복은 사실 찰나의 순간이 모여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늘 타인과 자신의 상태를 비교한다. 그런 환경 속에서 우리는 행복하다는 느낌을 조금씩 잊고 사는 건 아닐까? 남에게 맞춰 재단되어져 있는 삶을 사는 나를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 사실 내가 원하는 삶은 따뜻한 햇살이 들어오는 큰 창이 있고 내가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과 따뜻한 이웃이 함께 하는 평화로운 삶이다.

 

타인에 말과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나 자신과 평화롭게 있을 수 있는 상태를 찾아가는 여정>

에세이 속 이야기는 더 많이 갖고, 끊임없이 경쟁하며 비교하는 우리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그동안 잊고 지냈던 산책길의 여유를 느껴본다

나는 내가 휴식할 수 있는 오롯한 공간이 있다

맛있는 음식을 나눠먹을 수 있는 가족이 있다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