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영옥 작가를 처음알게 된 건 라디오를 통해서 였다!
차분한 말투와 좋은 목소리가 아주 인상깊었던 분이다
그 당시 푸른밤에서 연애상담을 해주는 코너의 고정게스트셨는데
이 책을 선택하게 된 이유도 그 때 라디오의 영향이 크다~
처음 이 책의 제목만 보고서 아~ 연애소설인가? 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책을 다 읽은 후, 가장 먼저 한 생각은 어렵다! 였다
영수증과 사랑에 빠진 여자
유방암에 걸린 아버지
내 애인을 사랑한 고양이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로 구성된 이 소설은 직업적 역할에 갇혀 자아를 상실한 사람들을 보여준다.
내게 가장 매력적인 이야기는 영수증과 사랑에 빠진 사무원의 이야기를 다룬 이야기이다.
잡지사 관리팀에서 일하는 한이는 영수증을 처리하는 업무를 하고 있는데,
같은 회사의 이정우라는 남자에게 관심이 있으나 그에게 고백하는 대신 그의 영수증을 통해 그의 사생활을 복원해 나간다.
한 장의 영수증에는 한 인간의 소우주가 담겨있다.
취향이라는 이름의 정제된 일상.
흡연처럼 고치지 못한 악습들.
다이어트를 의식하며 살아야 하는 삼십대 도시인의 정체성까지
한이는 그가 사용한 영수증을 통해 그의 일상을 복원하고, 이를 통해
그와는 운명이라는 착각에 빠지기도 하고
끊임없는 욕망을 실현해 나간다.
직업 뒤로 숨어버린 자아
마스크 뒤에 숨어 느끼는 안도감
2008년 7월 12일 오전 1시 35분
박카스와 머큐롬.
미래약국.
이 영수증은 내게 역사적인 것이다.
복사하지 않은 첫번째 영수증.
나는 영수증을 일기장에 붙였다.
그리고 카메라를 들고 영수증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나는 브이를 그리며 이빨을 드러내고 크게 웃었다.
그건 꼭, 다정한 친구와 함께 찍는 내 인생 최초의 기념사진 같았다.
이야기 마지막에 이정우와의 첫번째 기록이 된 영수증을 통해 한아는 사진을 찍어 추억하는 등 기뻐한다.
영수증이 아닌 살아있는 추억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작가님은 소설을 통해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인간 내면의 진심, 욕망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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