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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책 리뷰]레이먼드 카버 <대성당>

이번 책은 미국 현대문학의 대표작가로 꼽히는 레이먼드 카버의 [대성당]이다

“의심의 여지 없이 레이먼드 카버는 나의 가장 소중한 문학적 스승이었으며,

가장 위대한 문학적 동반자였다.” _무라카미 하루키

개인적으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좋아해서 기대하며 읽기 시작했다!

책은 총 12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있다.

 


깃털들

셰프의 집

보존

칸막이 객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비타민

신경써서

내가 전화를 거는 곳

기차

굴레

대성당


이 책은 참 묘하다

책을 읽고난 후(솔직히 책의 중반부는 지루했다)보다 해설을 본 후 감동이 더 밀려온다고나 할까,,

단편의 내용은 지극히 평범한 소시민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처음에는 결론이 없고 여운을 남기는 듯한 내용에 응?여기서 끝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 여운이 레이먼드 카버가 왜 위대한 단편소설의 대가인가를 말해주는 것 같다.

[깃털들]에 나오는

부부의 모습을 보며 아기를 가지게 되는 부모의 현실과 이상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고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을 보며 아이를 잃은 뒤,

빵집에서 빵집 사장과 이야기를 나누며

먹는 빵에서 상처를 치유하는 장면을 보며

 

심리적 허기를 채움으로써 아픔을 이겨나가는 이야기에도 공감했다.

특히 그의 소설을 읽다보면

"듣다, 신경쓰다"와 같은 표현들이 자주 등장하는데

소설에서 듣다는 단지 소리를 듣는다의 개념이 아닌 '귀를 기울이다'

다시말해 마음을 기울여서 듣는다로 신경써서 듣는다를 의미한다.

 

 

단편 - [신경써서]에서도 관련된 내용이 나온다.

주인공 로이드는 귀가 아프다며 귀에 귀지가 있다고 아내에게 말한다.

 

귀지를 뺀 후 신경써서 듣게 되었다고 나오는데

이는 그간 자신이 아내의 말을 신경써서 듣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자신의 말에 한번도 귀 기울이지 않았던 남편의 '들어봐'라는 말에 대한

아내의 답은 '가봐야 해'이듯 말이다.

 

 

단편-[대성당]은 보는것에 대한 이야기다

마지막에 맹인과 같이 눈을 감고 대성당을 그리는 장면에서

주인공은 it's really something(이거 진짜 대단하군요)라고 말하며

집안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어디 안에 있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라는 내용으로 마무리된다.

자신의 언어로는 표현할 길이 없는 충만한 '뭔가'를 보는 것이다.

단편 각각의 해석은 우리의 몫으로 남는다.

레이먼드가 살아온 이력을 보면 그의 소설에 대한 이해가 조금은 더 쉬웠다.

어린나이에 결혼해 아버지가 되고, 부부 관계도 원만하지 않고, 알코올중독에 빠지는 등 힘겨운 삶을 보냈다.

'우리들이 쓰는 모든것은 어떤방식으로든 자전적이다'

라고 그가 말했듯 그의 작품 구석구석에 그가 들어있는 것 같다.

(갈등하는 부부, 아이를 미워하는 자신을 원망하는 부분, 알코올 중독자의 이야기 등등)

현실속에서 우리는 가족, 연인, 친구 관계에서 얼마나 신경써서 듣고 있을까

당연시 여겼던 보고, 듣기의 차원을 넘는 그의 소설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된 시간이었다.